가끔 건강관리를 시작하려고 하면 이상하게 과거부터 떠오른다.
20대 때 운동을 더 열심히 했어야 했나.
그때부터 식단을 챙겼으면 지금 몸이 좀 달랐을까.
조금 더 일찍 러닝을 시작했으면 좋았을까.
35살이라는 나이가 아주 많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스무 살처럼 아무렇게나 살아도 된다는 느낌도 없다.
그래서 요즘 건강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지금 시작하는 게 늦은 건가, 아니면 오히려 지금이라도 시작하는 게 중요한 건가?”
자료를 찾아보고 난 뒤에는 생각이 꽤 단순해졌다.
나는 지금이 늦었다기보다 오히려 현실적으로 건강을 고민하기 좋은 시기라고 본다.
20대에는 건강이 너무 당연했던 것 같다
20대에는 몸이 어느 정도 버텨준다.
잠을 조금 적게 자도 버티고, 야식을 먹어도 다음 날 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운동을 며칠 쉬어도 별 생각이 없다.
그래서 건강이라는 말 자체가 조금 멀게 느껴지기도 한다.
반대로 30대 중반이 되면 관심이 생기는 이유가 달라지는 것 같다.
단순히 몸을 멋있게 만들고 싶어서 운동하는 게 아니라 앞으로 오래 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조금씩 들어온다.
나도 요즘 단백질 식단이나 러닝, 근력운동, 수면 같은 걸 찾아보는 이유가 결국 하나로 모인다.
지금 당장 대단한 몸을 만드는 것보다 앞으로 10년, 20년 뒤에도 몸을 잘 쓰고 싶은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35살은 오히려 애매하게 좋은 나이 같기도 하다.
아직 바꿀 시간이 충분하면서도 건강을 당연하게 생각하지는 않게 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운동은 많이 해야 효과가 있다는 생각부터 내려놓게 됐다
건강관리를 늦게 시작한다고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이미 잘하는 사람들을 기준으로 보기 때문인 것 같다.
러닝을 시작하면 10km를 뛰는 사람이 보인다.
헬스를 시작하면 몸이 좋은 사람이 보인다.
식단을 검색하면 매 끼니를 완벽하게 준비하는 사람이 나온다.
그러다 보면 나는 지금까지 뭐 했나 싶은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런데 CDC의 현재 신체활동 자료를 보면 조금 다른 메시지가 나온다.
성인은 권장 운동량을 모두 채우지 못하더라도 움직임을 조금이라도 늘리는 것 자체에서 건강상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주 150분을 바로 채우지 못한다고 해서 운동할 가치가 없어지는 게 아니다.
20분 걷기부터 시작할 수도 있고, 짧은 근력운동을 생활에 넣을 수도 있다.
이걸 보고 나니까 시작 시기를 고민하는 게 조금 덜 중요하게 느껴졌다.
어제까지 얼마나 운동했는가보다 오늘부터 얼마나 움직일 것인가가 결국 내가 바꿀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35살이라고 갑자기 모든 걸 바꿀 필요도 없었다
건강에 관심이 생기면 욕심이 생긴다.
운동도 시작해야 한다.
단백질도 챙겨야 한다.
채소도 더 먹어야 한다.
술도 줄이고 야식도 줄여야 한다.
수면시간도 늘려야 한다.
이걸 한 번에 바꾸려고 하면 며칠 만에 지칠 것 같다.
나도 요즘 건강 관련 자료를 많이 찾아보지만, 알면 알수록 오히려 한꺼번에 바꾸지 않는 쪽이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평소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면 처음부터 주 6일 운동 계획을 만들 필요는 없다.
일단 일주일에 두세 번 걷거나 달리는 시간을 만들 수도 있다.
식단도 모든 음식을 바꾸는 대신 평소 한 끼에 단백질과 채소를 조금 더 챙기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작아 보이지만 이런 변화가 계속되는 쪽이 훨씬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건강은 지금 몸무게 하나로 판단하기엔 너무 복잡했다
35살에 건강관리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체중이 떠오르기 쉽다.
살이 조금 쪘다면 빼야 할 것 같고, 예전 몸무게로 돌아가면 건강해질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그런데 건강 관련 자료를 계속 보다 보면 몸무게 하나만으로 모든 걸 설명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운동을 얼마나 하는지.
근력은 어느 정도인지.
평소 얼마나 오래 앉아 있는지.
수면은 어떤지.
식사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흡연이나 음주 같은 습관은 어떤지.
이런 것들이 같이 움직인다.
WHO도 건강하게 나이 드는 과정에서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신체활동 같은 생활습관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나는 이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건강이라는 게 특정 숫자 하나를 맞추는 시험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40살 이후를 생각하니 지금 운동하는 이유가 조금 달라졌다
요즘은 운동을 할 때 가끔 40대 이후를 생각해본다.
몇 년 뒤에도 계단을 편하게 올라가고 싶고, 여행을 갔을 때 오래 걷는 게 부담스럽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이가 더 들었을 때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체력 때문에 포기하는 일은 가능하면 줄이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하니까 운동 목표가 조금 달라졌다.
예전에는 더 많이 들고 더 빨리 달리는 숫자가 먼저였다면, 지금은 움직이는 능력을 오래 유지하고 싶다는 생각이 같이 들어간다.
WHO의 건강한 노화 자료에서도 규칙적인 신체활동은 신체적·정신적 능력을 유지하고 만성질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 생활습관으로 강조된다.
물론 35살에 지금부터 운동한다고 미래 건강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건강에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도 많다.
그래도 내가 바꿀 수 있는 것 중에서는 꽤 큰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제 ‘늦었다’는 생각이 조금 이상하게 느껴진다
건강을 이야기할 때 유독 시작 시기를 많이 따지는 것 같다.
운동은 어릴 때 시작해야 한다.
살은 젊을 때 빼야 한다.
근육은 20대부터 만들어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이미 늦었다는 느낌부터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실제 생활에서는 시작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 아닐까.
35살에 시작하면 36살에는 운동한 지 1년이 된다.
40살에는 5년이 된다.
반대로 늦었다고 생각해서 계속 미루면 40살에도 똑같은 고민을 할 수 있다.
이렇게 단순하게 생각하니까 마음이 오히려 편해졌다.
건강관리를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나는 ‘건강한 삶’이라는 말을 좋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조금 부담스럽다고 생각한다.
뭔가 완벽하게 먹고 매일 운동하며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할 것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건강한 삶은 그것보다 평범하다.
일주일에 몇 번 운동하고.
가능하면 단백질과 채소를 챙겨 먹고.
너무 늦게 자는 날을 줄이고.
오래 앉아 있었다면 조금 걸어보고.
가끔 먹고 싶은 것도 먹는다.
이 정도 생활을 오랫동안 이어갈 수 있으면 꽤 괜찮지 않을까 싶다.
건강관리 때문에 내 삶이 전부 건강관리로 채워지는 것도 내가 원하는 모습은 아니다.
35살인 지금 한 가지만 먼저 고른다면
무엇부터 해야 할지 하나를 고르라고 하면 나는 운동부터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꼭 헬스장에 등록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걷기나 러닝처럼 내가 쉽게 시작할 수 있는 활동이면 된다.
CDC는 성인이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고 조금이라도 중강도 또는 고강도 활동을 하면 건강상 이점을 얻을 수 있다고 안내한다.
이 말은 운동을 거의 안 하던 사람에게 특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운동선수처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일단 몸을 움직이는 시간이 생기면 그다음에 근력운동을 추가할 수도 있고 식단이나 수면을 조금씩 조정할 수도 있다.
나는 이런 식으로 하나씩 넓혀가는 게 현실적이라고 본다.
35살이 늦은 게 아니라 이제 이유가 생긴 것 같다
20대에는 건강해야 할 이유를 굳이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건강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35살이 된 지금은 조금 다르다.
앞으로도 하고 싶은 게 많고, 그러려면 체력과 건강이 필요하다는 걸 조금씩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이 나이에 건강관리를 시작하는 걸 늦었다고 보지 않는다.
오히려 왜 건강해야 하는지를 조금은 알게 된 시기라고 생각한다.
친구가 “지금 운동 시작해도 늦지 않았을까?”라고 물어보면 복잡하게 설명하지 않을 것 같다.
그냥 오늘 조금 걸어보라고 할 것 같다.
그리고 다음 주에도 해보라고 할 것 같다.
건강은 과거에 얼마나 잘 관리했는지를 평가하는 일이 아니라 앞으로 어떤 생활을 반복할 것인지 정하는 일에 더 가까운 것 같다.
요즘은 그 생각 때문에 35살이라는 나이가 오히려 새로운 출발점처럼 느껴진다.
참고 출처
CDC, Benefits of Physical Activity
https://www.cdc.gov/physical-activity-basics/benefits/index.html
World Health Organization, Ageing and health
https://www.who.int/news-room/fact-sheets/detail/ageing-and-hea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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