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다는 말만 보면 일단 건강한 음식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특히 단백질바나 프로틴 음료가 그렇다.
포장지 앞에 단백질 20g, 고단백, PROTEIN 같은 문구가 크게 적혀 있으면 과자보다는 훨씬 나은 선택처럼 느껴졌다.
운동하고 난 뒤 하나 먹으면 왠지 관리하는 사람 같기도 했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 제품을 볼 때 한 가지를 더 생각하게 된다.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다는 것과 이 음식이 전체적으로 건강하다는 건 같은 말일까?”
처음에는 별 차이 없는 질문처럼 보였는데, 성분표를 보기 시작하니까 생각보다 차이가 컸다.
앞면의 단백질 숫자는 너무 잘 보인다
단백질 제품의 장점은 분명하다.
얼마나 먹었는지 계산하기 쉽고 가지고 다니기도 편하다.
바쁜 날 제대로 식사를 못 했거나 운동 후 간단하게 뭔가 먹고 싶을 때 꽤 유용할 수 있다.
나도 이런 편의성을 무시할 생각은 없다.
문제는 포장지 앞면이었다.
우리는 보통 식품을 살 때 앞면부터 본다.
단백질 20g.
저당.
고단백.
이런 글씨는 크다.
반대로 뒤쪽 영양정보는 작다.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단백질 함량 하나로 제품 전체를 평가하게 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FDA의 영양성분표 안내를 보면 제품을 판단할 때 포화지방, 나트륨, 첨가당 같은 항목도 같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결국 단백질 20g이라는 숫자는 제품의 한 부분일 뿐이었다.
단백질 20g 옆에 있는 숫자들도 보기 시작했다
요즘 내가 단백질 제품을 볼 때 가장 먼저 바뀐 습관은 뒤집어 보는 것이다.
단백질이 몇 g인지 확인한 다음 끝내지 않고 몇 가지를 같이 본다.
한 개를 다 먹었을 때 열량은 어느 정도인지.
당류는 얼마나 들어 있는지.
나트륨은 어떤지.
포화지방은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가능하면 원재료도 한번 본다.
여기서 중요한 건 숫자가 조금 높다고 바로 나쁜 제품이라고 판단하는 게 아니다.
예를 들어 내가 아침을 못 먹은 상태에서 단백질바 하나를 식사 대신 먹는 것과 밥을 충분히 먹은 뒤 디저트처럼 하나 더 먹는 건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같은 제품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성분표를 일종의 합격·불합격 판정표처럼 보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내가 무엇을 먹고 있는지 확인하는 정보로 보는 게 더 편하다.
‘프로틴’이라는 단어가 붙으면 건강해 보이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이건 개인적으로 조금 경계하고 싶은 부분이다.
요즘은 정말 다양한 음식에 단백질이 들어간다.
단백질 과자도 있고, 단백질 쿠키도 있고, 단백질 아이스크림이나 시리얼도 있다.
제품 선택지가 많아진 건 좋은 일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조금 재미있다.
평소라면 과자라고 생각했을 음식에 ‘단백질’이라는 말이 붙는 순간 건강식처럼 느껴질 때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조심하려는 것도 바로 그 부분이다.
단백질이 들어 있다는 사실은 그 제품의 특징이지, 그 제품 전체가 자동으로 건강식이 된다는 인증은 아니다.
FDA에서도 영양성분표 전체와 원재료 목록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안내한다.
요즘은 이 말이 꽤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그렇다고 가공식품은 전부 나쁘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단백질바 이야기를 하다 보면 결국 가공식품이나 초가공식품 이야기가 나온다.
최근에는 초가공식품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내용을 정말 쉽게 볼 수 있다.
실제로 NIH가 진행한 무작위 대조시험에서는 초가공식품 위주의 식단을 먹은 참가자들이 최소가공식품 식단을 먹었을 때보다 더 많은 열량을 섭취하고 체중도 증가한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만 보면 가공도가 높은 음식은 무조건 피해야 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런데 나는 여기서 조금 조심해서 보고 싶다.
해당 연구는 2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입원 연구였고, 모든 단백질바나 모든 프로틴 음료가 동일한 결과를 만든다는 연구는 아니다.
게다가 초가공식품이라는 분류 안에는 성격이 굉장히 다른 음식이 함께 들어갈 수 있다.
최근 연구에서도 모든 초가공식품이 같은 방식으로 건강에 영향을 주는지, 아니면 영양구성 자체가 더 중요한지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그래서 나는 ‘가공식품이니까 나쁘다’는 식으로 단순하게 판단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그래도 실제 음식이 식단의 중심이어야 한다는 생각은 강해졌다
그렇다고 단백질 제품을 매일 여러 개씩 먹는 식단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
WHO의 최신 건강한 식단 자료에서는 건강한 식사의 바탕을 다양한 최소가공 또는 비가공 식품으로 두고 있다.
채소, 과일, 통곡물, 콩류, 견과류, 비교적 지방이 적은 단백질 식품 등을 다양하게 먹는 방식이다.
이걸 보고 나니 단백질바의 자리가 조금 선명해졌다.
내 기준에서는 주인공이라기보다 보조 역할에 가깝다.
밥 대신 매일 단백질바를 먹는 것과 시간이 없을 때 가끔 활용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식사를 할 수 있다면 계란이나 생선, 두부, 고기, 콩 같은 음식으로 단백질을 먹고 채소와 밥도 같이 먹는 게 기본이다.
그리고 그런 식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편의를 위해 단백질 제품을 활용하는 것이다.
지금은 이 정도 위치가 가장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나는 이제 ‘고단백’보다 먼저 상황을 본다
예를 들어 운동을 끝내고 집까지 한 시간이 걸리는데 너무 배가 고프다고 가정해보자.
이럴 때 단백질 음료 하나를 마시는 건 꽤 괜찮은 선택일 수 있다.
반대로 저녁을 충분히 먹었는데 ‘운동했으니까 단백질을 더 먹어야지’ 하면서 단백질바와 음료를 또 먹는다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나는 예전에는 후자의 상황에서도 단백질이니까 괜찮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크다.
지금은 굳이 필요하지 않다면 먹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닐까 싶다.
결국 건강관리에서 중요한 건 특정 제품을 먹는 행동 자체가 아니라 하루 식사가 전체적으로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이기 때문이다.
성분표를 너무 집착해서 보는 것도 피하고 싶다
여기서 또 한쪽으로 치우치기 쉬운 게 있다.
성분표를 보기 시작하면 모든 숫자가 신경 쓰인다.
당류 몇 g.
나트륨 몇 mg.
포화지방 몇 g.
그런데 이것까지 매번 완벽하게 계산하려고 하면 먹는 일이 너무 피곤해질 수 있다.
나도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다.
건강을 위해 식단을 관리하는데 음식 하나 고를 때마다 죄책감을 느끼는 것도 내가 원하는 건강한 삶과는 조금 다르다.
그래서 내 기준은 생각보다 느슨하다.
단백질 제품을 살 때는 앞면의 광고 문구만 보지 않고 뒷면도 한번 본다.
그리고 비슷한 제품 두 개가 있다면 나한테 더 적당한 쪽을 선택한다.
그 정도다.
35살이 되니 건강식품을 찾기보다 평소 식사를 보게 된다
건강에 관심이 생기면 자꾸 특별한 걸 찾게 된다.
좋은 단백질 제품이 뭔지, 어떤 영양제를 먹어야 하는지, 어떤 식품이 몸에 좋은지 계속 검색하게 된다.
나도 그런 게 재미있다.
그런데 자료를 찾아볼수록 결국 계속 평범한 이야기로 돌아오는 느낌이 있다.
다양하게 먹고, 너무 많이 먹지 않고, 채소와 과일을 챙기고, 통곡물이나 콩류를 적당히 먹고, 단백질도 여러 식품으로 섭취하는 것.
별로 특별하지 않다.
그래서 오히려 지키기 어려운 건지도 모르겠다.
단백질바 하나를 사는 건 쉽지만 평소 식사를 계속 바꾸는 건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금의 나는 전자보다 후자가 더 중요한 건강관리라고 생각한다.
단백질바나 프로틴 음료를 끊을 생각은 없다.
편하고 필요한 상황도 분명히 있다.
다만 이제는 포장지 앞에 적힌 ‘단백질 20g’만 보고 건강한 제품이라고 판단하지는 않는다.
앞면에서 단백질을 보고, 뒷면에서 이 제품이 실제로 어떤 음식인지 한번 더 확인한다.
작은 습관인데, 요즘 내가 식단을 보는 방식은 이런 쪽으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참고 출처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How to Understand and Use the Nutrition Facts Label
https://www.fda.gov/food/nutrition-facts-label/how-understand-and-use-nutrition-facts-label
World Health Organization, Healthy diet
https://www.who.int/news-room/fact-sheets/detail/healthy-di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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